"앞으로 보여줄 것이 너무 많다"
올 초 KBS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오정연이 새 둥지를 찾은 뒤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표정과 포즈, 말투와 생각 모두 예전의 그와는 조금 달라 보였다. 아나운서 아우라를 벗어던지고 낮은 자세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오정연에게 짜릿한 일탈을 들었다.

몸매 우월자들의 흔한 패션, 흰 셔츠에 핫팬츠. 지난 6월 중순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난 오정연(32)도 같은 차림이었다(물론 사진 촬영용 의상은 따로 준비해 왔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바람에 카페 주변을 구경하다 왔다”며 생긋 웃는 그는 늘 화면에서 봐오던 대로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 양 볼의 보조개, 차분한 미소가 예뻤다. 사실 아나운서와 핫팬츠는 그리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그렇기에 프리랜서 오정연의 이날 차림은 마치 일탈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그는 지난 2월 KBS에서 나온 뒤 그동안 해보지 않던 방송을 하고, 생소한 스타일의 의상과 액세서리도 착용한다. 얼마 전 JTBC 마녀사냥 에 출연했을 때는 방송에서 난생처음 모자도 썼다. 갈색의 긴 웨이브 머리에 검정 페도라가 유난히 잘 어울렸는데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건 오정연도 마찬가지. 방송이 끝난 뒤 아버지로부터 오늘 정말 예쁘더라 는 문자 메시지도 받았다고 한다. 최근 귀에 뚫은 3개의 피어싱도 변신에 대한 그의 갈망을 얘기해준다.
“예전의 모습도 저지만, 조금 달라진 모습도 저예요(웃음). 그동안 공영 방송 아나운서로서 지켜야 하는 틀이 있었다면 지금은 하고 싶은 것,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하는 게 즐거워요. 가장 큰 변화는 늘 복식 호흡으로 어른스럽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웃음). 물론 여전히 저는 방송인이고 프로그램 성향에 따라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겉모습을 떠나서 가장 중요한 건 방송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일 테니까요.”
얼마 전 오정연은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에 출연해 생애 두 번째 고등학교 적응기를 선보였다. 3일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고양국제고등학교에 다닌 그는 체육시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킨볼 게임에 임하고, 가수 박정현과 함께 밤을 새워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등 악바리 근성 을 보여줬다. 첫 예능 도전이라 촬영 전 마음이 들떴던 반면 걱정도 많이 됐다고 한다.

“예전에는 MC로서, 찍어온 영상을 소개하면서 나도 저 안으로 직접 들어가보고 싶다 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막상 그럴 기회가 오니까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딱히 예능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아나운서 오정연이 아닌 인간 오정연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솔직히 첫날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카메라가 계속 돌고 있다는 게 부담스럽고, 이럴 때 이런 표정을 지어도 되나 순간 갈등도 하게 되고…. 그래도 둘째 날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어요. 짝꿍이었던 친구와는 헤어질 때 정말 서운하더라고요. 요즘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요(웃음).”
수업 시간 한 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