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새 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촬영차 줄리안의 고국 벨기에를 다녀왔다. 첫 유럽 여행이라 기대에 부풀었다. 유럽은 알면 알수록 새로웠다. 비정상 회담 출연 초기에 가장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바로 벨기에의 줄리안과 프랑스의 로빈 같은 유럽인이었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너무 진보적이거나 비현실적이라서 사회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떤 교육을 받아서 생긴 사고방식인지 궁금해졌다. 이번 유럽 여행은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좁은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출국 전 알아봤더니 벨기에 사람은 파란색을 악마 를 상징한다고 해서 싫어하고, 존경을 나타낼 땐 머리 위에 입을 맞춘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가보니 사실과 달랐다. 오랜 문화와 풍습이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아시아만 문화와 풍습이 계속해서 변화한 게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니 나 스스로 진보와 이성을 추구한다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깥세상에 나가보지도 않고 책이나 신문, 그리고 사람들의 말만 듣고 상대방에 대해 고정관념이 생겼다는 점이다.
벨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라고 한다. 그래서 무질서와 혼란을 상상했다. 하지만 벨기에는 시끌벅적하면서도 질서와 열정이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의견도 경청했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서 항상 적극적이었다. 줄리안에 대한 첫인상도 지나치게 시끄럽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줄리안 내면의 겸손함과 예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벨기에 사람들의 공통점인 듯하다. 벨기에 사람들은 모든 문화를 포용한다. 물론 소수는 너무 보수적이거나 그 반대였다.
보통 사람들은 싫어하거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반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세상이 자신의 뜻대로 굴러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회 발전은 충돌과 대립, 그리고 모순을 가져온다. 이에 대한 벨기에의 대응은 최대한 이해하고 인내하는 것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서로 신경 쓰지 않거나 충돌을 피한다. 이렇게 하면 충돌의 불씨가 사라지고 마침내 서로 침착해져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언제든지 경청하고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모습들이 사회에 조화로운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다. 수백 년간 전쟁의 교훈이 있었기에 유럽이 문화적 차이를 대하는 방식에서 선진 지역인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장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