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 해 동안 가장 무섭게 성장할 예능인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단연 전현무(38)를 꼽고 싶다. 전현무는 선천적으로 예능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인물이다. 취업 준비생 시절 조선일보와 YTN 입사시험에 동시에 합격했고, 이후 KBS 공채에 통과했을 정도로 언론고시 준비생 사이에서는 영웅적인 이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전현무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예능밖에 없었다. ‘곧 죽어도 예능’을 외치며 더 많은 기회 를 노리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지 햇수로 3년. 든든한 울타리를 박차고 야생으로 나온 선천적 예능인 이 어느새 방송계 먹이사슬의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운동? 예능할 시간도 부족해 안합니다”
전현무의 하루 일과는 오전 7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와 함께 시작된다. 7시부터 시작되는 라디오 생방송을 맡으려니 대략 5시 정도에는 기상해 준비를 해야 한다. 라디오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TV 프로그램 녹화 스케줄이 이어진다. MBC 나 혼자 산다 ,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 , MBC MUSIC 아이돌 스쿨 , JTBC 비정상회담 , 그리고 이달 말에 방송예정인 tvN 수요미식회 . 또 JTBC의 히든싱어 와 새 프로그램 두 편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파일럿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행사까지 소화하는가 하면 발전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 며 중국어 공부까지 겸하고 있다. 사실상 1년 12달, 하루 24시간 동안 속 편하게 쉬는 시간이 없는 것과 같다.
최근 들어서 스케줄이 빡빡해진 게 아니다. 프리랜서 전향 후 전현무는 줄곧 바빴다. 번듯한 소속사도 없는 상태에서 겁 없이 KBS에 사직서를 낸 후 한 달 만에 tvN 현장토크쇼 택시 의 MC가 됐다. 이후로 같은 방송사의 세 얼간이 , Mnet 보이스 키즈 등의 프로그램에 줄줄이 캐스팅됐다. 그리고는 거대 연예기획사 SM C&C와 성공적으로 전속계약을 마쳤으며 그 후로 날개 단 듯 한층 더 빠르게, 또 높이 날기 시작했다.
지상파와 비지상파뿐 아니라 될 만한 프로그램과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 을 굳이 가리지 않고 활동한 덕에 출연작 편수는 무려 40개를 훌쩍 넘어버렸다. 그리고 다작을 한 만큼 감 이 좋아지고 인지도 역시 높아졌으며 히트율 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제 히든싱어 의 원톱 MC로 전현무만큼 잘 어울리는 이는 떠오르지 않는다. 비정상회담 의 엔딩에는 전현무의 깨방정 과 비음이 곁들여진 노랫소리가 있어야만 한다. 스튜디오형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라 나혼자 산다 처럼 리얼리티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재치를 발휘한다. 말 그대로 일취월장이다.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도대체 언제 쉬고 언제 연애하고 언제 운동하며 언제 친구를 만날까. 몇 달 전 한 방송사 대기실에서 만난 전현무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쉬는 날이 있긴 해요?”
전현무가 답했다. “어떻게 스케줄을 짜든 일주일에 하루는 쉬려고 하죠. 그런데 그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요. 그냥 종일 집에서 자다가 깨다가 그래요.”
다시 한 번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