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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미스코리아>, 1류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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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달리 생계형 밀착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다.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가 꿈을 이루기 위해 가열차게 달리는 이 땅의 모든 이들을 위로하며 정서적 유대감으로 단단히 묶고 있다.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어려워진 화장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네 퀸카 오지영(이연희 분)을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미스코리아라는 화려한 무대에 오르기 위한 지영과 그를 이용해 화장품 회사를 살려야 하는 김형준(이선균 분)의 인생 역전기를 지극히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분명히 로맨틱 코미디인데, 그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영은 각박한 현실 탈출구로 미스코리아를 선택했지만, 세상은 언제나 지영의 편은 아니라 악다구니를 써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형준은 입에 풀칠 하기 위해, 자신만 바라보고 열정을 화장품 회사에 투자한 직원들을 거리로 내앉게 하지 않기 위해 첫 사랑 지영을 이용하려다가 속내를 들키고도 처절하게 매달리고 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들 중 화려한 1류는 없다. 그렇다고 1류에 대한 환상도 없으며, 다만 1류가 되기 위해 입에 단내와 짠내 나도록 발품을 파는 이들의 노력이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지난 1일 방송된 5회만 봐도, 이 드라마의 무서운 마력이 드러난다.

 

지영은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미스코리아 양성에 일가견이 있는 퀸미용실 마애리(이미숙 분)와 손잡았다. 이를 위해 자신을 이용하려고 했던 형준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했다. 겉으로는 싼티 나고 막말하는 세상에 찌든 여자이지만, 심성이 고운 지영이 주저하자 애리가 남긴 한 마디는 가슴을 콕콕 찔렀다. “돌아보지마. 돌아보면 네 인생 똑같이 삼류로 남는다”라고 매몰차게 말하는 애리의 말은 <미스코리아>에 몰입하고 있었던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꿈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로 포장해 누군가보다 높은 자리에, 누군가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든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이야기였던 것. 노력 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애리의 미스코리아 교육법이나, 세상은 언제나 내 편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형준의 고군분투기, 누구든 세상이 흘겨보는 밑바닥 인생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정선생(이성민 분)의 악다구니는 찡하기 그지 없다.  

 

현재까지 5회가 방송된 <미스코리아>가 앞으로 지영과 형준의 성공기를 어떻게 다룰지가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이 드라마가 소위 말하는 1류가 아닌 보통의 시청자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 굳이 1류가 아니더라도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느끼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그려지고 있어 가슴을 적시는 위로가 되고 있다.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 추억과 현실을 오가는 감성이 살아 있고,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곳곳에서 묻어나는 <미스코리아>가 안방극장을 위로하고 있다. 

 

jmpyo@osen.co.kr

[사진] <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