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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강호동이 농구 꼴찌, 후보여서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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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2 <우리동네 예체능>은 공영 예능이 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극 없는 예능이고, 개인보다 팀웍을 강조한다. 전국에 생활체육 바람을 일으켜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도 있다. 시청률이 7% 전후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청률로만 판단할 프로그램이 아니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콘텐츠다.

 

38회까지 소화한 예체능은 경험을 축적하면서 자체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강호동과 이수근의 진행과 둘 간의 만담형 토크에 의존하는 바가 많았다. 어느 순간 이들의 진행은 사라졌다. 경기에 집중했다. 인위적인 예능적 장치를 배제했다. 그래서 스포츠가 오롯이 만들어내는 드라마에 감동할 수 있었다. 최근 벌어진 한일전은 끝까지 물고 물리는 명승부를 펼쳐 긴장감과 스릴, 감동을 모두 선사할 수 있었다. 경기외적인 것도 팀원들이 서로 느낌과 생각을 털어놓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자리를 잡았다.

 

예체능은 강호동이 주축이었다. 천하장사 씨름선수 출신인 그는 운동선수로서는 항상 1인자였다. 예능에 와서도 1인자였다. 탁구, 볼링, 배드민턴 등 자신의 종목이 아닌 분야에서도 그런 대로 잘 적응해나갔다. 하지만 농구는 아니었다. 몇차례 훈련과 연습으로 될 성질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강호동은 뛰는 폼부터가 농구 분위기가 안 난다. 하지만 그것이 예체능의 한 가지 묘미다. 농구경기를 시작하면 강호동은 최강창민과 함께 벤치를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서 그는 멘트로 방송분량을 만들어낸다.

 

 

 

예체능 팀에서 줄리엔 강, 서지석, 김혁 등은 선수나 다름없는 연예인이다. 박진영과 이정진도 동네농구에서는 톱이지만 경기에 투입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강호동은 이전에 농구공을 잡아본 적이 없는 구멍이다. 항상 1인자나 톱(TOP)이었던 강호동이 꼴찌와 후보여서 이를 타개하고 돌파하는 과정과 방법이 보여져서 좋다. 강호동은 농구 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고 한다. 씨름과 상극인 스포츠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낮은 데서 임하는 강호동이 신선함을 준다.

 

강호동은 여전히 1인자이고 방송사 PD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 우선 섭외하려는 대상이지만, <무릎팍도사> <맨발의 친구들> 등 그가 진행하던 두 개의 프로그램이 문을 닫았다. 이를 현실로 인정하고 농구 코트에서 뛰고 있다. 강호동은 웬만한 스포츠는 기본만 철저히 익힌 후에는 스스로 응용해갈 줄 아는 동물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농구만은 쉽지 않았다. 그는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신동엽에게 “예체능(농구)에서 3개월 동안 1점을 넣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1인자였던 강호동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겠지만 예체능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고 한다.

 

 


예체능에는 성장 스토리가 있어 좋다. 팀웍이 좋아야 개인기도 잘 발휘된다는 사실을 멤버들이 체득했다. 연속 10점 이상 득점하다가도 순식간에 17점이나 잃을 수 있는 게 농구다. 줄리엔과 김혁 등 에이스도 상대의 수비에 꽁꽁 묶이면 슛을 성공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어떻게 힘을 합쳐야 될지를 터득하고 있다. 연예인 친선대회에서는 펄펄 나는 박진영은 초반 내내 부진했다. 뭘 해도 잘해야 하는 강박이 있는 박진영이 와신상담해 팀 플레이에 기여했다. 남자선수들이 여자라고 봐주지 않지만 모델 이혜정도 팀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내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호동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 상대가 맥을 못 추게 하는 셰퍼드 정신이 투철하다. 농구에서는 이를 쎈케라고 한다. 최인선 감독은 “강호동은 기량이 떨어져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는 선수다”고 말한다.

 

예체능팀은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잘하는 사람과 잘 못하는 사람이 섞여 있다. 하지만 각자의 기능과 장기를 살려 팀 플레이를 쌓아나가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예체능이나 사회나 같은 이치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진리를 예